탈모 치료 최대 고민 프로페시아 vs 아보다트 무엇을 먹어야 할까?

아침에 눈을 뜨고 화장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머리를 감고 나서 배수구에 수북이 쌓인 검은 머리카락 뭉치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엘리베이터 거울 속 조명은 왜 그렇게 적나라한지, 비어 보이는 정수리를 가리려 황급히 가르마를 바꿔보거나 흑채를 뿌려본 경험이 있다면 이미 탈모는 당신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남성 5명 중 1명이 겪는다는 탈모. 이제는 3040 세대를 넘어 20대 청춘들에게도 피하고 싶은 공포가 되었습니다. "탈모는 불치병"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남성들이 병원 문턱을 넘기를 주저합니다. 바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도는 '성기능 저하', '우울증', '여유증' 같은 무시무시한 부작용 괴담 때문이죠.
머리카락을 사수하자니 남자의 자존심이 걱정되고, 약을 안 먹자니 10년 뒤 거울을 볼 자신이 없는 이 잔인한 딜레마. 오늘 그 불안감을 의학적 팩트와 현실적인 조언으로 종결해 드립니다. 탈모약의 양대 산맥인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의 차이점부터, 지갑 사정을 고려한 '가성비' 전략, 그리고 의사에게 묻기 민망했던 사소한 질문들까지 꽉 채워 정리했습니다.
적을 알아야 막는다: 도대체 왜 빠지는가?
탈모약을 먹기 전에, 우리 머리카락이 왜 도망가는지 그 원리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원리를 알아야 약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사라지니까요.
흔히들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넘치면 대머리가 된다'고 오해하여, "나는 상남자라 머리가 빠지나 봐"라고 위안 삼으시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범인은 테스토스테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녀석이 변절하여 만들어진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깡패 물질입니다.

▲ 탈모약은 저 '5-알파 환원효소'를 차단하여 DHT 생성을 막는 원리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이 모낭 주변에 서식하는 '5-알파 환원효소'라는 효소를 만나면, 일반 남성 호르몬보다 훨씬 강력하고 독한 DHT로 변합니다. 이 DHT가 모낭의 숨통을 조여 머리카락을 솜털처럼 가늘게 만들고(연모화), 결국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이죠. 우리가 먹는 탈모약은 바로 이 '5-알파 환원효소'의 활동을 억제하여 DHT가 생성되지 못하게 막는 방패입니다. 즉, 엄밀히 말하면 머리를 나게 하는 약이라기보다, '덜 빠지게 지켜주는 약'에 가깝습니다.
프로페시아 vs 아보다트 : 당신의 선택은?
현재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경구용 탈모약은 크게 두 가지 계열입니다. 피나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프로페시아)와 두타스테리드(오리지널 제품명: 아보다트)입니다. "어떤 게 더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정답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 수비 범위의 차이 (방패의 크기)
앞서 말한 '5-알파 환원효소'는 제1형과 제2형, 두 종류가 있습니다.
- 제2형 효소: 주로 모낭(특히 정수리와 앞머리)과 전립선에 집중 분포하며, 남성형 탈모의 핵심 주범입니다.
- 제1형 효소: 피지선과 피부 전반에 분포합니다.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는 제2형 효소만 콕 집어서 차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적만 골라 잡는 '저격수' 같은 느낌이죠. 반면,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는 제1형과 제2형을 모두 차단합니다. 융단폭격을 가하는 셈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아보다트가 DHT 억제율이 더 높습니다(피나스테리드 약 70% vs 두타스테리드 약 90% 이상). 그래서 보통 프로페시아로 효과를 못 본 분들이 아보다트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체내 잔존 시간 (반감기)
이 부분은 '부작용 관리'나 '자녀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피나스테리드는 반감기가 약 6~8시간으로 짧습니다. 하루만 안 먹어도 약효가 뚝 떨어지지만, 반대로 부작용이 생겨 약을 끊으면 성분이 몸에서 금방 빠져나갑니다.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반감기가 무려 4~5주입니다. 약효가 몸에 끈질기게 남아있어 며칠 깜빡해도 방어막이 유지되지만, 만약 부작용이 생기거나 임신 계획을 위해 약을 끊어야 할 경우, 성분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립니다. 그래서 헌혈 금지 기간도 프로페시아는 1개월, 아보다트는 6개월로 큰 차이가 납니다.
📊 닥터 이피션시의 3초 요약 비교
| 구분 |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리드) |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 |
|---|---|---|
| 차단 범위 | Type 2 (선택적) | Type 1 + Type 2 (광범위) |
| FDA 승인 | 탈모약 승인 O | 한국 승인 O (미국은 X) |
| M자 탈모 | 효과 보통 | 효과 우수 (앞머리 방어 유리) |
| 추천 대상 | 첫 복용, 정수리 탈모, 안전성 중시 |
M자 심화, 피나스테리드 효과 없음, 지성 두피 |
"탈모약, 너무 비싸요!" : 제네릭(카피약) 가성비 공략
탈모약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리지널인 프로페시아의 경우 한 달 치(28~30정) 가격이 약 5만 원에서 6만 원 선입니다. 1년이면 60~70만 원 돈이죠. 평생 먹어야 하는데 부담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현명한 선택은 바로 '제네릭(카피약)'입니다. "카피약이라니 왠지 효과가 떨어질 것 같다"고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특허가 만료된 후 동일한 성분과 제조 방식으로 만든 약이라 효능은 오리지널과 99% 동일합니다. 그런데 가격은 절반, 혹은 1/3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 피나스테리드 계열: 모나드, 마이페시아, 핀페시아(직구), 바로피나 등
- 두타스테리드 계열: 다모다트, 두타반, 아다모 등
※ '탈모 성지'라고 불리는 종로 5가 등의 특정 약국을 방문하면 1년 치를 10만 원 중반대에 처방받을 수도 있습니다. 발품을 팔면 치킨 20마리 값을 아낄 수 있습니다.
부작용 확률 1%? 왜 커뮤니티에선 말이 많을까?
가장 민감하고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제약회사의 공식 임상 결과에 따르면 성기능 관련 부작용(성욕 감퇴, 발기 부전 등) 발생률은 약 1~2% 내외입니다. 수치만 보면 극히 드문 일처럼 보이죠. 하지만 '대다모'나 '이마반' 같은 탈모 커뮤니티를 조금만 둘러봐도 "약을 먹고 아침 텐트가 사라졌다", "의욕이 예전 같지 않다"는 호소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통계와 체감의 괴리'가 발생하는 걸까요? 닥터 이피션시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분석합니다.
🤔 심층 분석
- 1. 타이밍의 오해 (노화): 탈모약을 먹기 시작하는 30대 중반~40대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자연스럽게 꺾이고,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가 극에 달하는 시기입니다. 자연스러운 신체 활력 저하가 약 복용 시기와 겹치면서 모든 원인을 '약'으로 돌리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2. 심리적 압박 (노시보 효과): "이 약을 먹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실제 신체 반응을 억제합니다. 실제로 위약(밀가루 약) 실험에서도 상당수가 부작용을 호소했다는 연구 결과는 심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 3. 민감도의 개인차: 1%라는 수치는 '임상적 기준'입니다. 환자가 느끼는 미세한 변화(강직도 저하 등)는 통계에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실제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은 공식 통계보다 높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팩트는 하나입니다. "설령 부작용이 오더라도, 약을 끊거나 용량을 조절하면 100%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영구적인 손상이 아닙니다.
머리카락이 다 빠진 뒤에 오는 우울감과 성기능 저하 중 무엇이 더 큰 리스크일까요? 일단 시도해보고, 몸의 반응을 살핀 뒤 의사와 상담하여 용량을 조절(매일 복용 → 이틀에 한 번 등)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약 먹고 머리가 더 빠져요!" : 마의 구간, 쉐딩 현상
큰맘 먹고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한 달쯤 지나자 머리가 평소보다 더 우수수 빠져서 겁에 질려 약을 끊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를 '쉐딩(Shedding) 현상'이라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부작용이 아니라 '호재'입니다.
약효가 돌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영양 공급이 안 되어 비실비실하고 병든 머리카락을 빠르게 밀어내고, 그 자리에 튼튼하고 굵은 새 머리카락을 올릴 준비를 합니다. 즉, '어차피 빠질 머리'가 한꺼번에 빠지는 일시적인 '물갈이' 작업입니다. 보통 복용 후 1~3개월 사이에 발생하며, 이 시기만 꾹 참고 넘기면 비로소 득모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때 약을 끊는 건, 농작물을 심으려고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씨앗을 안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남들에게 묻기 힘든 실전 FAQ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께 묻기엔 너무 사소하고, 지식인을 뒤지자니 광고만 나와서 답답했던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Q1. 약 먹으면서 술 마셔도 되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탈모약은 간 대사에 큰 무리를 주는 약이 아닙니다. 물론 과음은 간 건강과 모발 성장에 좋지 않지만, 약을 먹었다고 해서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술 마신 날 약 먹는 걸 깜빡하는 게 더 문제입니다.
Q2. 아침, 점심, 저녁 언제 먹는 게 좋나요?
A. '내가 절대 까먹지 않을 시간'이 정답입니다. 식전/식후 상관없습니다. 다만, 체내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거나, 자기 직전에 먹는 등 본인만의 루틴을 만드세요.
Q3. 여자친구가 약을 만져도 되나요?
A.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이 탈모약의 가루를 만지거나 흡입할 경우, 남자 태아의 생식기 발달에 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코팅된 알약을 단순히 만지는 건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만약 알약이 쪼개져 가루가 묻어있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은 반드시 본인이 관리하고, 여성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매너이자 안전 수칙입니다.
최고의 효율을 위한 3단계 솔루션
탈모 관리는 시간 싸움입니다. "설마 내가 탈모일까?" 하고 의심하는 순간에도 여러분의 소중한 모낭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탈모로 고민인 남성을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루틴을 제안합니다.
- Step 1. 쿨하게 인정하고 처방받기: 인터넷 검색 그만하고 피부과를 방문하세요. 처음 시작은 안전성이 오래 입증된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등)' 계열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M자가 심하거나 효과가 미미할 경우 그때 '두타스테리드'로 갈아타도 늦지 않습니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당당하게 "저렴한 카피약으로 처방해주세요"라고 말씀하세요.
- Step 2. 바르는 약 병행 (미녹시딜): 먹는 약은 DHT를 막아주는 '수비수'고,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은 혈류량을 늘려 발모를 촉진하는 '공격수'입니다. 먹는 약 하나로는 현상 유지는 되지만, 머리가 굵어지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더딜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르는 게 귀찮다면, 하루 한 번이라도 꾸준히 바르세요.
- Step 3. 영양 공급 (맥주효모/비오틴): 아무리 밭(두피)을 잘 갈아놔도 비료(영양)가 없으면 작물(머리카락)이 비실비실합니다. 모발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과 비타민 B군(비오틴, 맥주효모)을 챙겨 드세요. 약이 '탈모 차단'이라면 영양제는 '모발 굵기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혈관이 좁아지면 약 성분이 두피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혹시 줄담배를 피우고 계신가요? 흡연은 두피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최악의 습관입니다. 약 먹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금연, 혹은 전자담배로의 전환을 고려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탈모 치료의 핵심은 '조기 발견'과 '꾸준함'입니다. 지금 빠지는 머리카락 하나를 지키는 것이, 나중에 100개를 심는 것보다 훨씬 쉽고 저렴합니다. 오늘 이 글이 여러분의 '득모' 생활에 작은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거울 앞에서 당당해질 그날까지, 포기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