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체질 살 찌는 식단

2026. 1. 9. 00:25벌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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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쭈뼛거리며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20대 남성 회원님이 기억납니다. 키는 180cm가 넘는데 체중은 60kg 초반대. 손목은 여자인 저보다도 가늘어 보였습니다. 그분의 첫마디는 다이어트를 하러 온 분들의 절박함과는 또 다른 종류의 한숨이었습니다.

 

"관장님, 저는 하루에 5끼를 먹어도 안 쪄요. 인터넷에 나온 게이너도 먹어봤고, 자기 전에 라면도 먹어봤는데... 다음 날 화장실만 들락거리고 살은 그대로입니다.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봐요."

 

제가 트레이너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느낀 건데, 살을 빼는 것보다 찌우는 게 3배는 더 힘듭니다. 다이어트는 '참으면' 되지만, 증량은 '한계를 넘어서 넣어야' 하기 때문이죠. 배부름의 고통을 안고 사는 기분, 남들은 복에 겨웠다고 하지만 본인은 스트레스받아 불면증까지 오는 그 마음,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저 또한 과거에 58kg의 '걸어 다니는 뼈다귀'였으니까요.

 

오늘 제가 풀어드릴 이야기는 교과서적인 영양학 이론이 아닙니다. 저와 제 회원님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검증한,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인 증량 전략'입니다. 이 글을 다 읽으실 때쯤엔, 왜 그동안 라면을 먹고도 살이 안 쪘는지 무릎을 탁 치게 되실 겁니다.

1. 당신이 아무리 먹어도 '그대로'인 진짜 이유

많은 분이 "많이 먹었다"고 착각합니다. 식단 일기를 적어보라고 하면, 점심에 피자 3조각을 먹고 저녁까지 굶다가 야식으로 치킨을 먹는 식입니다. 이건 많이 먹은 게 아니라 '불규칙하게 때려 넣은 것'입니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먹어도 안 찌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일까요?

① 엔진 과열: 흡수율 제로의 장(Gut) 상태

마른 사람들의 80%는 위장 기능이 떨어져 있습니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영양소로 분해해서 혈관으로 보내야 하는데, 장벽이 약하거나 소화 효소가 부족해 그대로 배출해 버립니다. 이를 '흡수 장애'라고 봅니다. 이런 상태에서 억지로 고기나 현미밥을 밀어 넣으면? 장내 가스만 차고, 설사를 유발해 오히려 수분이 빠져나가 체중이 줄어듭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이죠.

② 예민한 보일러: 높은 기초대사량과 NEAT

가만히 있어도 남들보다 에너지를 1.5배 더 쓰는 몸입니다. 게다가 마른 분들은 대체로 예민하거나,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다리를 떨거나, 손을 꼼지락거리거나, 걸음이 빠릅니다. 이를 **비운동성 활동 열생산(NEAT)**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빠져나가는 칼로리가 하루 300~500kcal에 육박할 수 있습니다. 밥 한 공기가 그냥 증발하는 거죠.

2. 닥터의 '클린 벌크' 식단 공식

"무조건 많이 먹어라"는 폭력입니다. 소화가 되어야 내 몸이 됩니다.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칼로리 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 핵심 전략 1: GI 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을 두려워 마라

다이어터들은 현미, 고구마를 먹지만 우리는 흰 쌀밥, 식빵, 떡, 감자를 먹어야 합니다. 섬유질이 너무 많은 음식은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고 소화 시간을 지연시킵니다. 인슐린을 빠르고 강하게 분비시켜 영양소를 근육으로 밀어 넣어야 합니다. 특히 운동 직후에는 포도주스나 꿀물을 마시는 것도 훌륭한 전략입니다.

🔑 핵심 전략 2: '마시는' 칼로리를 활용하라

씹는 행위 자체가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냅니다. 배가 불러 숟가락을 놓게 될 때는 유동식(액체)을 활용하세요.

[홈메이드 게이너]
- 우유(또는 두유) 300ml
- 미숫가루 3큰술
- 프로틴 파우더 1스쿱
- 바나나 1개
- 피넛버터 1큰술 (이게 핵심!)

이렇게 갈아 드시면 한 잔에 약 600kcal입니다. 밥 두 공기 분량이죠. 이걸 식사와 식사 사이 간식으로 드세요. 배부름 없이 쓱 넘어갑니다.

🔑 핵심 전략 3: 지방으로 칼로리 코팅하기

지방은 1g당 9kcal로 탄수화물/단백질(4kcal)보다 효율이 2배 넘습니다. 밥을 드실 때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한 스푼 더 넣으세요. 샐러드엔 올리브유를 듬뿍 뿌리세요. 음식의 부피는 늘리지 않으면서 칼로리만 100~200kcal씩 슬쩍 올리는 '치트키'입니다.

3. 따라만 하세요! 하루 3,500kcal 섭취 루틴 예시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제가 회원님들께 짜드리는 실제 식단표를 공개합니다. 직장인 기준입니다.

시간 메뉴 구성 포인트
07:30
(아침)
흰 쌀밥 200g + 계란후라이 2개 + 김 + 사과 반 쪽 소화 잘 되는 한식 위주
10:30
(간식1)
하루견과 1봉 + 단백질 쉐이크(물) 업무 중 가볍게 섭취
12:30
(점심)
일반식 (국물 건더기 위주) + 고기 반찬 필수 밥은 무조건 한 공기 가득
16:00
(간식2)
홈메이드 게이너 쉐이크 (바나나+우유 등) 액체로 칼로리 폭탄 투하
19:00
(저녁)
덮밥류 (제육, 불고기) or 파스타 + 닭가슴살 운동 전 탄수화물 확보
22:00
(취침 전)
카제인 단백질 or 따뜻한 우유 + 아몬드 5알 자는 동안 근분해 방지

4. 먹기만 하면 '배불뚝이' 됩니다: 운동과 휴식

🏋️‍♀️ 유산소는 줄이고 '빅 머슬'을 공략하세요

마른 분들이 헬스장에 오시면 러닝머신부터 뛰시는데,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건 칼로리 소모가 아니라, 칼로리를 근육으로 저장하는 신호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하체(허벅지), 등, 가슴 위주로 운동하세요. 스쿼트, 데드리프트 같은 다관절 운동이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내어 전신의 근육 성장을 돕습니다. 세트 간 휴식 시간은 2분 이상 충분히 가져가세요. 우리는 지치기 위해 운동하는 게 아니라, 자극을 주기 위해 하는 겁니다.

😴 잠이 보약이라는 말, 진짜입니다

이건 정말 강조하고 싶은데, 밤새워 게임하거나 넷플릭스 보시는 분들... 식단 열심히 해놓고 다 쏟아버리는 겁니다. 근육은 헬스장에서 크는 게 아니라, 자는 동안 큽니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 단계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하루 7시간 이상, 특히 밤 12시에서 4시 사이에는 무조건 숙면 상태여야 합니다. 잠이 안 온다면 암막 커튼을 치고 마그네슘을 섭취해 보세요.

🤔 닥터의 팩트 체크 Q&A

Q. 소화제가 도움이 될까요?

A. 네, 강력 추천합니다. 위산이 부족하거나 효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베타인 HCL'이나 '종합 소화 효소'를 식사 직후에 드셔보세요. 더부룩함이 사라지면 한 끼라도 더 먹을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Q. 살찌는 한약은 어떤가요?

A. 한약도 결국 위장 기능을 개선해 입맛을 돌게 하고 흡수율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다만, 약에만 의존하고 식사량을 늘리지 않으면 효과는 일시적입니다. 결국은 '먹는 습관'이 바뀌어야 유지됩니다.

 

Q. 배만 나오면 어떡하죠?

A. 초기에는 배가 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근력 운동 강도를 점진적으로 올리면, 그 영양분이 뱃살이 아닌 팔뚝과 허벅지로 이동합니다. '마른 배'보다는 '살짝 덮인 근육질'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마치며: 거울 속의 나를 바꾸는 건 '한 숟가락'의 의지입니다

제가 회원님들을 티칭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식단표를 받고 일주일 만에 "선생님, 너무 힘들어서 못 먹겠어요. 토할 것 같아요"라며 포기할 때입니다. 네, 이해합니다. 평생 소식하던 사람이 갑자기 많이 먹는 건 고문과도 같죠.

 

하지만 여러분, '역치'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위장은 고무풍선과 같아서, 꾸준히 조금씩 늘려주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그 양을 받아들이는 시점이 옵니다. 그 고비가 딱 2주, 길어야 한 달입니다. 그 2주를 못 버티고 포기하면 평생 '멸치'라는 별명을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저녁, 배가 부르더라도 딱 한 숟가락만 더 드셔보세요. 그리고 자기 전 우유 한 잔을 의무감으로라도 마셔보세요. 그 작은 '꾸역꾸역'이 모여서 6개월 뒤 여러분의 꽉 찬 티셔츠 핏을 만듭니다. 제가 그랬고, 제 수많은 회원님이 증명했습니다. 여러분이라고 못 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냉장고를 열고 계란을 삶으세요. 변화는 생각할 때가 아니라, 씹고 삼킬 때 시작됩니다.

 

[참고 문헌 및 출처]

  • ISSN Exercise & Sports Nutrition Review Update (2018)
  • Hypertrophy specific nutrition guide by Dr. Brad Schoenfeld
  • Clinical study regarding gut microbiome and nutrient absorption efficiency

⚠️ Medical Disclaimer: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증진 및 피트니스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질환(당뇨, 고지혈증, 신장 질환 등)을 앓고 계신 경우, 고탄수화물/고단백 식단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